가톨릭 성가집을 펼치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곡 중 하나가 바로 2번 성가, “주 하느님 크시도다”입니다. 이 성가는 단순한 노래를 넘어, 전 세계 그리스도인이 함께 부르는 찬양의 울림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주 하느님 크시도다”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신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그리고 전례 안에서 어떻게 불리면 좋은지 등을 하나씩 살펴보려 합니다.
가톨릭 성가 2번의 위치와 의미
가톨릭 성가 2번이라는 번호는 그 상징성 자체로 특별함을 지닙니다. 성가집의 맨 앞에 배치된 곡들은 보통 전례 중 자주 사용되며, 신앙 고백적 요소가 강한 찬송가들입니다. “주 하느님 크시도다” 역시 하느님의 창조와 권능,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노래하며, 가톨릭 전례의 핵심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대표적인 성가입니다.
세계적인 찬송가 “How Great Thou Art”의 유래
“주 하느님 크시도다”의 원곡은 바로 세계적인 찬송가 “How Great Thou Art”입니다. 이 찬송가는 스웨덴 시인이자 신학자인 칼 보베르그(Carl Gustav Boberg)가 1885년에 쓴 시 “O Store Gud”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는 어느 날 천둥소리와 고요한 하늘,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하느님의 위엄을 느낀 작가의 체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후 이 시는 스웨덴 민요 선율에 맞춰 곡으로 만들어졌고, 러시아어, 독일어, 영어로 번역되며 유럽과 북미로 퍼져나갔습니다. 특히 영어 번역가 스튜어트 하인(Stuart K. Hine)이 만든 버전은 지금까지도 영어권 교회에서 가장 자주 불리는 찬송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사로 드러나는 신앙의 고백
“주 하느님 크시도다”의 가사는 총 4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절은 자연, 구원, 종말, 찬양이라는 신앙의 네 축을 조명합니다.
가사
1.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 볼 때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2. 저 수풀 속 산길을 홀로 가며
아름다운 새소리 들을 때
산 위에서 웅장한 경치 볼 때
냇가에서 미풍에 접할 때
3. 주 하느님 외아들 예수님을
세상을 위해 보내주시어
십자가에 내 죄를 대신하여
못박히시어 돌아가셨네
4. 주 하느님 세상에 다시 올 때
내 기쁨 말로 다 못하겠네.
겸손되이 주님께 경배할 때
그 크신 공덕 내가 알겠네
후렴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주 하느님 크시도다.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크시도다 주 하느님
- 1절에서는 하느님의 창조물을 바라보며 그 위대하심을 찬양합니다. 별, 뇌성, 우주의 질서 속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는 내용입니다.
- 2절은 자연 속 고요한 산길, 새소리, 미풍 등에서 하느님과의 깊은 교감을 경험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 3절에서는 하느님이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어 인류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구속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4절은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며 그 날의 기쁨을 상상하고, 다시 오실 주님 앞에서 겸손히 예배드리는 장면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후렴구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주 하느님 크시도다”는 각 절이 끝날 때마다 반복되어, 찬양의 정점을 만들어냅니다.
번역되며 더 넓어진 감동의 울림
“주 하느님 크시도다”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담고 있음과 동시에,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는 힘을 지닌 성가입니다. 원곡이 스웨덴에서 만들어졌지만, 영어로 번역되며 더욱 널리 퍼졌고, 한국어 가톨릭 성가집에도 수록되어 전례와 미사 중 자주 불리는 찬양곡이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어 가사는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우리 정서에 맞게 자연스럽고 깊은 울림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성가대나 공동체가 함께 부를 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고백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곡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장엄하고 조심스럽게 불러야 할 찬송가
이 곡은 빠른 리듬이나 경쾌한 분위기로 부르기보다는, 느리고 장엄하게, 묵상하듯이 불러야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후렴구의 “크시도다 주 하느님”이라는 고백은 가창자의 영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찬양이어야 하며, 신자 각자가 하느님 앞에 서 있다는 마음으로 불러야 합니다.
전례와 개인 신앙에서 모두 중요한 곡
“주 하느님 크시도다”는 미사 중에서도 성체강복이나 감사 예식, 신년 감사 미사 등 특별한 전례에서 자주 불리며, 개인 기도나 성찰 시간에도 적절한 배경 음악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창조 세계를 바라보며 경탄하고, 구원에 감격하며, 종말의 희망을 품는 이 곡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깊은 신앙적 묵상을 선사합니다.
마무리 – 시대와 국경을 넘어 울려 퍼지는 하느님의 찬미
“주 하느님 크시도다”는 단지 오래된 성가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살아 있는 신앙 고백입니다. 가톨릭 신자든 개신교 신자든, 그 누구든 이 곡을 부를 때는 하늘을 우러러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경탄과 찬양을 올릴 수 있습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자주 접하는 성가 2번이 이렇게 깊은 역사와 감동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신앙생활의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오늘 하루, 이 성가를 조용히 따라 불러보는 건 어떨까요?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주 하느님 크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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