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해석과 연구 / / 2025. 4. 20. 08:56

파스카(Pascha)의 의미와 신학적 중요성

파스카는 단순한 종교 축제를 넘어, 인류의 구원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되는 신학적 개념입니다. 구약의 출애굽 사건에서 시작되어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완성된 이 신비는, 기독교 신앙 전체를 관통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파스카의 어원과 역사적 배경, 신학적 의미, 그리고 현대 교회에서의 실천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며 파스카가 오늘날에도 왜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지는지 조명해보겠습니다.

 

 

파스카의 어원 – ‘건너다’, ‘넘어가다’의 의미

‘파스카(Pascha)’는 히브리어 페사흐(Pesah)에서 유래한 말로, '건너뛰다', '지나가다', '넘어가다'를 뜻합니다. 이는 출애굽기 12장에서 하느님께서 이집트의 장자를 죽이실 때, 양의 피가 발린 이스라엘 사람들의 집을 ‘지나치셨다’는 사건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는 시간이 지나며 ‘과월절(過越節)’, 즉 유월절이라 불리게 되었고, 라틴어로는 ‘Pascha’, 영어로는 ‘Passover’로 번역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언어적 뿌리에서 파스카는 단순한 통과의 의미 이상으로 구원의 사건이 한 민족을 건져낸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인식됩니다. 이 어원을 통해 우리는 파스카가 단순한 제의나 절기를 넘어서 ‘구원의 건너감’이라는 깊은 신학적 함의를 가지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파스카의 역사 – 출애굽 사건과 축제의 시작

파스카는 기원전 13세기경,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느님은 모세를 통해 파라오에게 “내 백성을 풀어주라”고 명령하지만, 파라오는 이를 거부했고, 그 결과로 열 가지 재앙이 이집트에 내립니다.

마지막 재앙은 이집트의 모든 맏아들과 맏배 짐승을 죽이는 사건이었고, 하느님의 지시대로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가정은 재앙에서 보호받습니다. 이것이 바로 파스카 사건이며, 이후 이스라엘 백성은 이 사건을 매년 기념하는 파스카 축제를 지키기 시작합니다.

이 축제는 단순한 민족적 기념일이 아니라, 하느님이 역사 속에 직접 개입하여 백성을 구원하셨다는 믿음의 표현이자, 유다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의식으로 자리잡습니다.

 

 

파스카 의식 – 신앙과 정체성의 중심

초기의 파스카 의식은 유목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민족의 풍습과 결합된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니산월 10일에 흠 없는 양을 택하여 14일에 잡고, 그 피를 문에 바르고 고기를 굽고,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급히 먹었습니다. 이 모든 의식은 “시간이 없다. 곧 떠나야 한다”는 긴박감을 담고 있었고, 하느님의 구원이 실질적으로 임박했음을 상징하는 행위였습니다.

이 전통은 후대에 이르러 더욱 정교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파스카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신앙의 세대 간 계승을 위한 교육적 수단으로도 기능했습니다. 특히 식사 중 자녀가 “왜 오늘 밤은 다른 밤과 다른가요?”라고 묻고, 어른이 출애굽 사건을 설명하는 전통은 파스카가 단지 의례가 아닌 삶 속의 신앙 실천임을 잘 보여줍니다.

 

 

신약에서의 파스카 –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결

기독교에서 파스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 사건과 직결됩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최후의 만찬을 파스카 축제의 맥락 속에서 제자들과 나누셨고, 그 자리에서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주시며 새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만찬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파스카 어린양으로서 자신을 제물로 바치실 것을 예고하는 새로운 파스카의 성취를 뜻합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구약의 파스카 사건이 상징하던 바를 실제적으로 완성한 사건입니다. 이제는 양의 피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인해 인류는 죄에서 해방되고, 죽음을 건너 생명에 이르게 되는 새로운 출애굽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파스카의 신학적 의미 – 구원의 신비

파스카는 단순한 축제가 아닌 구원의 중심 개념입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해방되었듯이,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죄에서 해방되고, 부활을 통해 새 생명을 얻는 은총을 받습니다. 신학적으로 파스카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실현되는 구원의 역사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미사 성제를 통해 이 파스카의 신비를 반복적으로 체험합니다. 예수님의 희생이 단지 과거의 사건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미사 때마다 실제로 재현되며, 신자들은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영적 건너감을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대 가톨릭 전례에서의 파스카 – 성삼일과 파스카 시기

오늘날 가톨릭 교회에서는 부활절이라는 말 대신 ‘파스카 성삼일’, ‘파스카 시기’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합니다. 파스카 성삼일은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부터 부활 대축일 제2 저녁기도까지를 의미하며, 이 시기는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 부활이라는 핵심 신비를 기념하는 전례력의 정점입니다.

이 시기의 시작은 사순 시기를 마감하는 성목요일 저녁 미사, 그리고 이어지는 성금요일의 주님 수난 예식, 성토요일의 파스카 성야로 이어지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행위를 차례로 되새깁니다. 결국, 성령강림 대축일까지 이어지는 50일간이 바로 ‘파스카 시기’로, 이는 단순한 축하 기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신비에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간입니다.

 

 

파스카와 부활절의 차이점 – Q&A 형식으로 쉽게 이해하기

 

Q1. 파스카(Pascha)란 무엇인가요?

A. 파스카는 히브리어 페사흐(Pesah)에서 유래한 말로, ‘건너가다’, ‘지나가다’는 뜻입니다. 원래는 **유대교의 유월절(과월절)**을 가리키며,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탈출(출애굽)**한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 부활 전체를 아우르는 신학적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Q2. 부활절(Easter)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A.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후 사흘 만에 부활하신 사건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축일입니다. 새 생명, 희망, 구원의 완성을 상징하며, 예수님의 부활 그 자체에 초점을 둔 명칭입니다. 영어 'Easter'는 고대 게르만 봄의 여신 Eostre에서 유래되었지만, 가톨릭과 정교회에서는 주로 'Pascha(파스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Q3. 파스카와 부활절은 같은 뜻인가요?

A. 부분적으로는 같지만,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 파스카는 예수님의 수난, 죽음, 부활 전체를 포함한 광의적 개념입니다.
  • 부활절은 그 중에서도 부활의 날, 즉 파스카 성삼일의 절정에 해당하는 협의적 개념입니다.

가톨릭 전례에서는 전체적인 파스카 신비를 강조하기 위해 ‘부활절’보다 ‘파스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합니다.

 

Q4. 그럼 교회 전례에서는 어떤 용어를 쓰나요?

A. 가톨릭과 정교회, 그리고 많은 유럽권 국가에서는 ‘파스카’라는 전통적인 표현을 선호합니다.
전례적으로는 **성목요일 저녁부터 부활절 새벽까지의 3일(파스카 성삼일)**을 ‘파스카’라 부르며, 부활절은 그 정점에 해당합니다.

반면, 한국어 ‘부활절’이나 영어 ‘Easter’는 부활 사건에만 초점을 둔 명칭입니다.

 

Q5. 파스카 성삼일은 무엇인가요?

A. 파스카 성삼일(Triduum)은

  • 성목요일 저녁 미사(주님 만찬 미사)부터
  • 성금요일(주님 수난 예식)을 지나
  • 성토요일 밤(파스카 성야 미사)까지 이어지는
    예수님의 수난, 죽음, 부활을 전례 안에서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부활절은 이 성삼일의 마지막 날이며, 부활의 기쁨과 승리를 선포하는 절정의 시간입니다.

 

 

Q6. 요약하면 파스카와 부활절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파스카는 예수님의 수난, 죽음, 부활 전체를 포괄하는 구원의 신비를 의미합니다.
  • 부활절은 그 파스카 신비의 정점, 즉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하루입니다.
  • 전례적 표현으로는 ‘파스카’가 더 깊고 넓은 개념이며, 부활절은 그 안에 포함된 핵심적인 날입니다.

 

Q7. 일상에서는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일상에서는 ‘부활절’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이며, 특히 한국에서는 널리 통용됩니다. 그러나 신학적이거나 전례적인 맥락에서는 ‘파스카(Pascha)’라는 용어가 더 정확하고 풍부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례력이나 신학 공부를 할 때는 ‘파스카’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 파스카는 지금 여기의 신앙입니다

파스카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에서 여전히 유효하고 실현되는 신앙의 진리입니다. 우리는 매년 파스카를 기념하며 단순히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죽음을 통해 우리가 죄에서 벗어나고, 그분의 부활을 통해 우리가 새 생명으로 건너가는 은총을 확인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모든 미사 안에서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며, 우리 각자도 매일의 삶 속에서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는 파스카의 여정을 살아가도록 초대합니다. 이 신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단지 신학적 지식을 넘어서, 우리 삶 속에서 하느님의 구원을 실천하고 체험하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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